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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작성일 2011-12-22 (목)
ㆍ추천: 0  ㆍ조회: 8450    
현실을 부정 않고 나의 길을 가야지-신부환씨의 삶-③

 

 

현실을 부정 않고 나의 길을 가야지

지체장애 3급 신부환씨의 삶-③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1-12-22 10:36:04
한일목공예사로 회사를 옮기고는 노동조합 위원장을 맡는 등 제법 잘나가던 시절이었다. 그런데 일본 경기가 안 좋아져서 수출길이 끊겼다.

회사는 부도가 났고 퇴직금 한 푼 없이 회사를 그만두어할 즈음, 엄친데 덮친 격으로 무리하게 몸을 혹사한 탓인지 쓰러지고 말았다. 다리도 다시 재발했다. 하는 수 없이 병원신세를 지게 되어 반년가까이 회사를 다니지 못했다.

2002년도 전국장애인기능대회 금상으로 메달을 받고 있는 신부한씨  ⓒ이복남 에이블포토로 보기 2002년도 전국장애인기능대회 금상으로 메달을 받고 있는 신부한씨 ⓒ이복남
 
그가 세 들어 살던 집에는 점포가 딸려 있었고 그 점포에는 부동산중개소가 있었다. 그는 회사도 다니지 못하고 아이들은 아직 어렸다. 아내는 부동산중개소를 반으로 갈라 화장품장사를 시작했다.

그가 다시 몸을 추슬렀으나 이제는 나무가 지긋지긋해졌다. 그래서 나무 만지는 일 외에 다른 일을 하고 싶었다. 없는 돈에 당구장을 차렸으나 장사는 신통치 않았다. 아는 분의 소개로 차를 한 대 사서 유통업을 시작했으나 그 역시 적자를 면치 못했다.

“송충이는 솔잎을 먹어야지……. 하는 수 없이 목공예를 다시 시작했습니다.”

아내가 화장품 가게를 하고 있었지만 돈을 벌지는 못했고 그는 공방을 다시 시작할 여력이 없었다. 옥상에다 천막을 치고 목공예를 시작했다. 그동안 알고 지내던 목공예 기술자들에게서 하나 둘 주문을 받아서 원목가구를 조각했다.

“그 때 다짐을 했습니다. 더 이상 현실을 부정하지 않고 받아들이기로......”

그는 묵묵히 조각을 했다. 옥상 천막에서 하는 일은 순전히 그의 기술이었기에 별로 밑천이 들지 않았다. 그 무렵 그의 어려운 사정을 잘 아는 지인이 김해 대한한공 품질관리부에 자리가 하나 났다며 아내에게 취업을 권유했다. 아내는 화장품 가게를 접고 대한항공에 이력서를 내고 정식직원이 되어 2003년 구조조정 때까지 근무했다. 아내 덕분에 적어도 밥걱정은 하지 않았다.

그는 청산목공예를 차리고 오로지 목공예만 전념했다. 그 무렵 몇 해 전 가입했던 장애인단체에서 연락이 왔다. 그가 목공예를 한다는 것을 알고 장애인기능대회 출전을 권유했던 것이다.

2009년도 부산장애인기능대회 목공예 심사장 위촉장 사본 ⓒ이복남 에이블포토로 보기 2009년도 부산장애인기능대회 목공예 심사장 위촉장 사본 ⓒ이복남
 
1996년 부산장애인기능대회에 출전해서 은상을 받았다. 그로부터 부산장애인기능대회에는 해마다 출전해서 금상을 받았고 2001년 제18회 전국장애인기능대회에서 장려상을 수상했다. 그리고 2002년 제19회 전국장애인기능대회에서 금상을 수상했다. 이를 계기로 2004년부터 부산장애인기능대회 목공예 부분 심사위원이 되었고 2007년~2009년까지는 심사장이 되었다.

앞으로는 한 눈 안 팔고 목공예만 전념하기로 했지만 아이들은 점점 자라는데 목공예만으로는 돈이 되지 않았다. 지하철 2호선이 개통되면서 부산장애인총연합회에서 자판기와 매점 추첨을 한다고 했다. 사람들은 자판기를 선호했다. 그는 매점을 신청했는데 경성대 매점에 낙점이 되었다.

그는 평생 목공예 밖에 모르는 사람이었다. 처음 접해보는 입장에서 매점을 운영하기란 만만치 않았다. 한 푼이라도 아끼려고 직접 물건을 떼 오기도 했지만 불편한 다리로 지하철 계단을 오르내리느라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그러나 매점 운영에 조금씩 경험을 쌓게 될 무렵 3년 기한이 끝나버렸다.

그대로 주저 않기에는 너무 억울했다. 여기저기 수소문을 해보니 수입이 낮은 매점이 하나 있었다. 그동안의 경험으로 그 매점을 임대했다. 그러나 이전의 매점만큼은 장사가 되지 않았다. 지하철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적었던 것이다. 그렇다고 매점을 그만 둘 수도 없어 운영은 하고 있지만 목공예 주문이 들어오면 회사를 그만 둔 아내가 대신 매점을 봐 주고 있다.

제주도 여행에서 신부환씨와 아내 안선자씨  ⓒ이복남  에이블포토로 보기 제주도 여행에서 신부환씨와 아내 안선자씨 ⓒ이복남
 
슬하에는 두 딸과 아들이 하나 있는데 큰 딸은 전문대학을 졸업했다. 학교 다닐 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잘 모르지만 딸애는 조금씩 세상을 무서워하더니 졸업 후에는 아예 방안에 들어앉았다.

“공황장애 같은데 그 이유를 잘 모르겠습니다.”

둘 째 딸은 부산여대를 졸업하고 공부를 더 하고 싶다며 일본 도쿄에 있는 안랭귀지스쿨에서 일본어를 연수하고 있다. 아들은 영산대학교 경찰행정학과을 다니다가 군대를 제대하고 3학년에 복학했다.

“이제 애들도 다 자랐으니 막내아들 학교만 졸업하면 하고 싶은 일을 해 보고 싶습니다.”

그가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일까. 그동안 학교를 제대로 못 다닌 게 한이 되어 고입검정고시를 쳤고, 현재는 야간 고등학교에 재학 중이란다. 그리고 목공예 명장이 되어, 장애인 자활 자립장을 설립하여 목공예를 가르치고 싶단다.

목공예는 불단이나 원목가구 같은 대형 작품이 아니더라도, 양각 음각 및 입체조각이나 서각조각이 있는데, 쟁반이나 접시 같은 일상용품에서부터 인테리어 인형 필통 보석함 등 마음만 먹으면 무엇이든지 만들 수가 있기에 누구나 하고 싶어 한단다. 그의 목표가 쉽지는 않겠지만 어려운 것도 아닐 터이니 그의 꿈과 희망도 언젠가는 꼭 이루어 질 것이다. <끝>

* 이복남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하사가장애인상담넷(www.gktkrk.net) 원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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