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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마당 : 심학규 눈멀다
작성일 2002-10-26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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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추천: 0  ㆍ조회: 4123    
첫째마당 8. 의원의 본분을 다하지 몬해 양반의 눈을 멀게 하다이

▲ 능금(사과)/ 영주안내도

"몬합니더. 지는 몬하겠심미더"  

순돌이는 울상이 되어서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못하겠다고 더듬거렸습니다.

"그라믄 자신 있는 아가 나와 보거래이"

왁자지껄하던 동헌 마당은 찬물을 끼얹은 듯 조용했습니다. 아이들을 힐끔힐끔 눈치를 보며 아무도 나서는 아이는 없었습니다.

"지가 해 보겠심미더"

한참의 침묵이 흐른 후에 한 아이가 손을 들었습니다.  

"그래, 어데 사는 누고?"

"도화동 아랫마실 사는 배정학임미더"

책방이 사또에게 다가가 뭐라고 소곤거렸습니다.

"너거 애비 나오라 캐라"

"우리 아부지는 안오싯는데예"

"그라머 니는 누구하고 왔노?"

"1)마름 안서방하고 왔는데예"

어쩔 수 없이 불려나온 안서방이 나와서 두 번째 금에 섰는데 역시 부들부들 떨고 있었습니다.  

"니는 뭘로 능금을 마칠끼고?"

"새총입니더. 새총에는 자신 있심더"

포졸들이 안서방의 상투를 풀어 내리고 머리 위에 주먹만한 빨간 사과 한 알을 올려놓았는데 안서방은 사색이 되어서 숨도 크게 못 쉬고 정학이만 노려보았습니다.

"아이고 간도 크제. 저 능금을 마친다꼬?"

"저라다가 안서방 짱고리만 깨지는 거 아이가?"

"그래도 저거 애비가 아인데 무신 걱정이고."

여기저기서 수군거렸으나 정학이가 허리춤에서 새총을 꺼내어 사과를 겨누자 사람들은 모두 숨을 죽였습니다.
정학이는 왼손에 새총을 쥐고 오른손으로 고무줄을 힘껏 당겼습니다. 휘위잉, 새총 알이 날았고 안서방 머리위에 얹힌 사과는 굴러 떨어졌습니다. 안서방은 안도의 한숨을 쉬었고 사람들은 환호성을 질렀습니다 .

모두가 서로를 얼싸안고 좋아했는데 단 한사람 순돌이는 이를 갈았습니다. 돌팔매질이라면 순돌이도 자신이 있었습니다. 던지기만 하면 백발백중이었습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순돌이는 새총이 없었습니다. 고무줄이 귀하던 시절이어서 김진사네 소작농으로 근근히 살아가는 순돌네가 고무줄을 구할 길은 없었던 것입니다.

"나도 새총만 있서서믄 마칠 수 있는긴데..."

순돌이는 못내 아쉽고 억울했습니다. 아침에 집을 나설 때도 순돌 아버지는 사또의 꿍꿍이속을 의아해 하면서도 금년농사에서 환곡 갚고나니 남는게 없다고 한탄했던 것입니다. 그런 아버지 머리위에 사과를 얹어 놓고 쏘라니 도저히 그럴 수는 없었던 것입니다.

"자자, 조용히 하고, 정학이가 도화동에서 새총 솜씨는 일등인기라, 누구 다른 아아가 또 있나?"

동헌마당은 조용했고 정학이는 의기양양했습니다.

"니가 그리 새총을 잘 쏘나? 니는 머든지 마칠 수 있제?"

"야 자신 있심더"

정학이는 씩씩하게 대답하고 뒤를 돌아다보니 모두가 부러운 눈초리로 자신을 보고 있는데는 더욱 신이 나서 아이들에게는 혀를 날름 내보였습니다. 이제 사또가 큰상을 내리리라 잔뜩 기대를 하고 있었습니다.  

"심학규 양반 나오라 캐라"

무명수건으로 두 눈을 가린 심학규를 곽씨 부인이 부축해서 나왔습니다.

"니 이 양반을 아나?"

심학규를 바라본 정학은 깜짝 놀랐습니다.

"모모 모림미더. 지는 모리는 양반임미더"

사람들은 그제서야 사태를 짐작하고 웅성거렸습니다.  

"그라믄 지금부터 도화동 웃동네 임오생 심학규 상해사건에 대한 2)송사를 시작하겠다. 이 양반 심학규는 달포전에 저 웃동네 김진사댁 선산자테서 다치가 앞을 몬 보게 됐다 카는데 그 때 산에 간 아아들은 모다 이리 앞으로 나와 보거라"

아무도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니가 그날 심학규 양반자테 새총을 안 쏘았단 말이제?"

그제서야 정학이는 울상이 되었습니다. 사실 이 동네에서 정학이 만큼 돌팔매질을 잘하는 아이는 없었습니다. 정학이는 날마다 동네 조무래기들을 이끌고 산으로 들로 다니며 돌팔매질을 해댔습니다. 순돌이도 돌팔매질을 잘하기는 했지만 정확성에서는 새총을 따라가지 못했던 것입니다.

정학이는 반질반질 길이 잘든 새총이 몇 개나 되었는데 참새도 잡고, 남의집 닭도 잡고, 잘 익은 복숭아에 새총을 쏘아서 엉뚱한 사람들이 혼이 난 적도 여러 번 있었습니다.

포구에 배가 들어오면 돛에다 구멍을 내기도 했고 남의집 봉창을 뚫기도 하고 한번은 딱부리 마팍에 구멍을 내기도 했습니다. 그날도 사실은 심학규의 마팍을 겨냥했는데 그만 빗나가 눈에 맞다니 참으로 재수가 더러운 날이었습니다.    

"심학규는 그 때 상황을 말해 보소"    

"예 지가 김진사 선산자테서 아아들이 노는 것을 기경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눈앞에 번쩍하고 번개가 친 것 같았심더"

"그라고?"

"지는 그것 뿌이 모림미더"

"의원 들라 하라"

심학규를 치료했던 의원이 사또 앞으로 나왔습니다

"자네가 이 양반을 치료했는가"

"예 지가 치료를 했심더"

"이 양반의 상태가 어떠한고?"

"처음에는 오른쪽 눈에 상채가 있는가 싶더이만 그기 글시...인자는 왼쪽 눈까지 자꾸... 아무래도 시상 다시 보기는 애러벌 것 같심더"

"네 이놈! 의원의 본분을 다하지 못해 양반의 눈을 멀게 하다이, 네 죄를 네가 알렸다"

"사또, 그리 말씸하시믄 지는 차말로 억울함미더. 가난한 양반이라 약값도 제대로 몬 받고 최선을 다해서 치료를 했지만 상채가 원채 짚어서 우찌 할 수가 없었심미더"

"알았으니 그만 물러가라"

의원이 뒷걸음질로 사또 앞을 물러났습니다.

"다시 한번 묻겠는데 지난달 초아흐렛날 김진사댁 선산에서 논 아아들은 나와 보거라. 조사를 해서 밝히지믄 어찌되는 줄 다 알제"

아이들이 하나 둘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순돌이도 나왔고 딱부리도 나왔는데 앞에선 정학이도 꼼짝을 못했기에 자연스레 그 아이들 속에 섞이게 되었습니다. 아이들은 모두 스물 두명이었습니다.

*****
1) 마름 : 지주로부터 소작지(小作地)의 관리와 감독을 위임받은 사람.
2) 송사(訟事) : 소송(訴訟)하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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